부천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서울대 할인!!!

안녕하세요. 서울음대 기획홍보실입니다.

서울음대 지휘과 교수님이시자 부천필 지휘자이신 임헌정 선생님께서 이끄시는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 시리즈 연주 안내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과 교직원에게 20%할인을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글을 어디에 써야할지 몰라서 여기에 씁니다...ㅡㅡ;)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부천필코러스 


420-020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788번지 부천시민회관 내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Tel 032)320-3481 / Fax 032)320-3758
 
기획홍보팀장 / 전기호(pressivo@naver.com 010-6305-2782)
 
기획홍보팀 / 신미경(inged@naver.com 016-278-0503)
                  한유미(toym25@hotmail.com)                                                        


 
부천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Complete Bruckner Symphonies III
부천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III


낭만적(ROMANTIC)


브루크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부천필이 전하는 ‘낭만적인, 너무도 낭만적인’

지난해부터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시리즈에 도전하고 있는 부천필이 브루크너 최고의 인기곡인 제4번 교향곡으로 세 번째 인사를 음악팬들에게 전한다!


순수예술 전문채널인 (주)예당엔터테인먼트의 예당 아트와 손을 잡고 지난 해 11월 27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시작된 부천필의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시리즈의 그 세 번째 연주회가 2008년 6월 서울의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2009년까지 3년에 걸쳐 펼쳐질 브루크너 시리즈의 세 번째 연주회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번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 ‘낭만적’이다.

슈베르트 <교향곡 제5번>은 슈베르트 특유의 풍부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색채감 넘치는 화음을 지니며, 관현악이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하모니와 고전적인 단아함 그리고 낭만적인 서정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이 곡은 간결한 형식미를 가지며, 슈베르트의 교향곡 전체를 아울러 가장 슈베르트적인 개성이 깊게 스며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낭만주의 음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슈베르트의 음악은 주제, 강약, 음향 등에 있어서 낭만주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슈베르트는 고전주의 교향곡 작곡가들이 즐겨 사용한 동기적 테마작업 대신에, 한 가지 선율이나 주제를 가지고 위치와 음색을 바꾸면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고, 이러한 형태의 진행방식은 훗날 브루크너에게 그대로 전승되었으며,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에서 잘 나타난다.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은 그의 음악 인생 중에서 종래 스타일에서 이탈, 혹은 전환기가 된 작품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이 곡이 ‘로맨틱’이라는 부제를 지닌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낭만주의 교향곡으로서, 밝은 울림에 의한 청량감과 명쾌한 형식미를 조화롭게 유지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번 연주회에서는 섬세하고 다이나믹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준수가 객원 악장으로 참여하여, 연주회의 품격을 더 높일 것이며, 관객들은 정준수 악장과 지휘자 임헌정, 그리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내는 가장 로맨틱하고 순수하며, 주옥같은 음악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말러 시리즈에 이어서 부천필이 도전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시리즈의 그 세 번째 연주회!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기념비적인 음악회가 될 것이다.




*일시 : 2008. 6. 29(일) 저녁 8시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 : 임헌정
*객원악장 : 정준수
*연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주최 : 부천시, (주)예당엔터테인먼트 / 주관 : 부천시립예술단, 예당아트TV
*입장료 : R석 30,000원 / S석 20,000원 / A석 10,000원
*인터넷 예매 : 부천필 홈페이지
www.bucheonphil.org /
                     티켓링크
www.ticketlink.co.kr
*전화예매 : 1588-7896(티켓링크)
*공연문의: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032)320-3481/320-3636 
www.bucheonphil.org
※ 초등학생 이상 입장 가능합니다.

**서울대 학생 및 교직원 20%할인(6월 26일 오후 6시까지)
  (부천필 사무국(홍보팀) 전화예매 한함 032-320-3481,
  공연당일 티켓 수령시 학생증이나 교직원증 제시 바랍니다.)






Program


슈베르트, 교향곡 제5번 내림나장조 D.485
F. Schubert(1797-1828), Symphony No.5 in Bb Major D.485

 Ⅰ. Allegro
 Ⅱ. Andante con moto
 Ⅲ. Menuetto. Allegro molto - Trio
 Ⅳ. Allegro Vivace




Intermission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내림마장조 ‘Romantic'
A. Bruckner(1824-1896), Symphony No.4 in Eb Major, 'Romantic'

 Ⅰ. Bewegt, nicht zu schnell
 Ⅱ. Andante quasi Allegretto
 Ⅲ. Scherzo. Bewegt
 Ⅳ.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 지휘 : 임헌정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미국 메네스 음대, 줄리아드 음대 졸
- 제14회 동아콩쿠르대상 수상 (작곡부문으로는 유일함)
- 동아일보 클래식 음악분야 전문가 설문조사 ‘국내 최고지휘자’ 선정
- 한겨레신문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100인’ 선정
- 1999-2003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 2005 호암 예술상 수상(부천필)
- 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서울대학교 작곡과(지휘전공) 주임교수


▶ 객원악장 : 정준수
- 경희대 음대, 베를린국립예술대학 졸
- 동아음악콩쿨 대상 수상
- 다름슈타트, 브레멘 현대 음악제 연주 활동
- 싱가포르교향악단 부악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악장 역임
- 러시안 필하모닉, 불가리아의 Brugas 필하모닉, 심양교향악단, 싱가포르 심포니, 홍콩의 Pan Asia 교향악단과 협연
- 서울시향, 수원시향, 부산시향, 광주시향,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국내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 현, 한국페스티발앙상블, 체리티쳄버앙상블, 서울쳄버오케스트라 악장, 경희대 음대 교수




'로맨틱 Romantic'
- 브루크너의 ‘4번 교향곡’과 슈베르트의 ‘5번 교향곡’

'로맨틱 Romantic'. 우리말로는 보통 ‘낭만적’이라고 한다. 여기서 ‘낭만’은 일본인들이 ‘로망’을 자기네 발음을 통해 한자어 ‘浪漫’으로 옮긴 것이다. 우리식 발음인 ‘낭만’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단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를 뜻하는 ‘헬라’의 중국식 발음 한자어를 우리 발음으로 읽다보니 ‘희랍(希臘)’이라는 원어와 전혀 다른 형태가 생긴 것과도 같다. 그런데 이런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성은 역설적으로 ‘로맨틱'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브루크너는 자신의 4번 교향곡에 스스로 ‘로맨틱'이라고 부제를 붙였다. 교향곡과 종교음악에 주력한 그로서는 대단히 드문 경우이다. 교향곡 4번의 작곡을 시작할 당시 브루크너는 이미 나이 50에 들어서 있었다. 불혹의 나이에 시작한 교향곡 창작에의 여정은 평단과 청중들의 영 신통치 않는 반응 속에서 어려움에 가득차 있었다. '로맨틱'이라는 부제는 브루크너로서는 나름 청중과의 소통을 계산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는 교향곡의 1악장을 설명하며 이를 중세 기사들이 이른 아침 안개 낀 숲에서 성안으로 몰려드는 광경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작품은 이전의 교향곡들보다 더 쉽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하다. 실제로 이 교향곡은 꼭 중세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현실적인 것에 대한 일반 청중들의 상상력을 경쾌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브루크너를 입문하는데 있어 널리 애용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구예술사에서는 보통 19c를 ‘낭만주의’시대라고 한다. 18c 후반 인간 개개인의 자유는 계속해서 고양되어 왔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동력이 있었다. 하나는 순수한 정치적 자유에의 욕구였고, 또 하나는 이러한 자유를 이용한 자본주의의 성장이었다. 억압적인 구체제의 해체를 요구하는 인간해방의 꿈의 한편에는 또 다른 권력이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 초기의 찰나와도 같은 자유를 맛본 인간은 곧 다시 고독해지고 억압받을 수밖에 없었으며 예술가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자유로운 시대는 독립된 예술가라는 새로운 유형을 탄생시켰지만, 이제 교회나 궁정의 후원 없이 혼자 서야 하는 그들은 수준을 가늠할 수 없는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시장에서 스스로 작품을 팔아야만 했다. 19c가 안정되게 자리 잡는 1820년경, 모든 희망은 사라지고 권태와 환멸만이 예술가들에게 가득하게 된다. 현실은 벗어나야만 하는 굴레와도 같았다. 당연히 비현실적인 것에 대한 동경과 함께 고독한 감성과 내면에 대한 다양한 표현의 개발이 심화되게 된다. 고전주의의 합리성이 아카데믹한 지배원리였던 당시에 과거의 ‘중세시대’는 비현실성을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이에 현실을 벗어난 이상과 환영을 쫓던 19c 예술가들의 경향에 중세의 영웅시 ‘로망스 Romance’에서 유래한 ‘로맨틱’이라는 단어가 붙여진 것이다.
‘낭만주의’ 예술의 주요한 현상 중 하나는 음악이 다른 예술장르와의 경쟁관계에서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주도적인 위치로 올라섰다는데 있다. 서구예술사에서 음악은 그 변화의 속도가 문학이나 미술 등보다 느린 것이 특징이었다. 중세시대에 소리와 소리를 서로 독립적으로 짜 맞추는 대위법을 통해 이미 상당한 기술적 발전을 이룩한 음악예술은 18c중반 고전주의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이 기술적 형태의 근간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이든, 모차르트의 고전음악은 라파엘로 등이 이룬 이상적인 고전미술의 완성에 비해 300년가량 늦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낭만주의 시대에 와서 반전된다. 음악의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성격이 무엇인가 불확실한 것을 꿈꾸는 모든 예술가들의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오랜 기간 고전양식의 아카데미즘이 굳어져 있던 다른 예술들과 달리, 음악은 고전규범의 완성이 늦었기에 이의 붕괴가 더욱 급격히 진행되었다. 낭만주의 음악에서 형식을 벗어나려는 소리자체의 음향적인 흐름은 미술이 꿈꾸던 자유로운 색의 향연에 다름이 아니었다. 여기에 18c 중반까지 중세적인 대위법 기술을 유지했던 음악의 특성상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에 비해 과거의 양식에 능할 수밖에 없었던 작곡가들은 머나먼 옛 시대를 청중들에게 환기시키는데 있어서도 효과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엄격한 대위법 기술의 대가이자 바그너의 뒤를 잇는 새로운 음향의 탐험가이기도 했던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로맨틱’이라는 부제는 아주 적절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사회 모든 면에서 진보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었던 프랑스나 영국의 낭만주의와 달리 독일, 오스트리아의 낭만주의는 보수적인 면이 훨씬 강했다. 이는 독일어권의 사회전반이 아직 구체제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시민계급이나 지식인층이 프랑스 등에 비해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회로부터 차단당한 독일, 오스트리아의 지식인, 예술가들은 끝없이 자신의 내면만을 응시할 뿐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고, 눈앞에 보여줄 수 없는 음악은 여기에 아주 적합한 예술이었다.
교향곡은 논리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것은 건축물의 내부 골격과도 같이 소리의 덩어리 속에 은폐되기 때문에 작품을 듣는 감상자의 귀에 음악의 세부구성이 일일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세부를 구성하는 설계와 병행하는 음악 전체의 울림은 별개의 음향을 형성할 수가 있는 것이다. 브루크너는 이러한 울림을 4번 교향곡에서 작품의 전체 4악장을 관통하는 거대한 음향의 흐름으로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다.
1악장 서두에서 호른이 연주하는 주 모티브는 미묘한 화성의 진행 속에 녹아들며 신비로운 울림을 형성하고 있다. 이 모티브는 골격을 유지하는 가운데 변화를 거듭하며 교향곡 처음부터 끝까지 순환적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우리의 귀를 주로 자극하는 것은 세부 구성이 아닌 전체가 함께 빚어내는 다채로운 음향의 힘이다. 이전의 3번 교향곡에서 브루크너는 바그너 풍의 서사시적 흐름을 교향곡에 접목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부분적으로 주요 모티브들이 병렬적 구성에 그친 아쉬운 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4번 교향곡의 음향구축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고전화성의 안정된 짜임새와 다른 복잡한 울림의 음향은 세상의 불확실하고 불가사의한 면, 예술가 내면의 억압되면서도 환희에 가득한 광기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러한 광기의 울림은 19c의 100여 년간 독일, 오스트리아 낭만음악을 지탱해온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음악의 흐름에 처음 등장하는 작곡가는 누구인가?
1816년 19살의 슈베르트는 청춘의 밝음이 가득한 교향곡 5번을 완성한다. 그는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예술가의 꿈을 위해 이제 곧 안정된 교직을 버리고 작곡에만 전념할 터였다. 교향곡 5번은 전체적으로 하이든, 모차르트의 고전양식에 충실한 작품이지만 밝으면서도 이상하게 들떠있는 음악의 분위기는 선배들의 것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명료하면서도 안정된 작품구성은 현악기의 트레몰로와 날아갈 듯 한 경쾌한 선율, 부분적으로 불안하게 등장하는 화음의 흐름 속에 수시로 흔들리고 있다. 그 흔들림은 작곡가의 불안한 심경이 표출되고 있는, 아직은 작은 규모의 울림인 것이다. 아름다운 노래 속에 미약하게나마 비치는 음향의 그림자는 12년 후 슈베르트의 비참한 최후를 향해 확대될 것이며, 그 세기의 후반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는 음악의 중심부까지 진출할 운명이었다. 이들 작품을 관통하는 소리의 울림 속에는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했으나 현실에서는 숱한 좌절과 마주쳐야 했던 낭만주의자들의 불안한 심상이 표출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로맨틱'이라는 단어의 비현실적이고 초월적인 성질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글 : 고 우(작곡가)





■ 연주프로그램 해설



슈베르트, 교향곡 제5번 내림나장조 D.485
F. Schubert, Symphony No.5 in Bb Major D.485
슈베르트는 우리에게 ‘가곡의 왕’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또한 매우 뛰어난 심포니스트이기도 했다. 30여년의 짧은 생애 동안 그는 무려 7곡의 교향곡을 완성했고, 잘 알려진 ‘미완성’ 교향곡 b단조를 포함한 미완성 작품만도 4곡이나 된다. 베토벤 이후 대개의 관현악 작곡가들이 평균 아홉 곡의 교향곡을 남겼다는 사실을 감안해보면 슈베르트가 짧은 일생 동안 이토록 많은 교향곡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그러나 불행히도 슈베르트의 교향곡들은 초연이 거부되거나 연기되는 등 잦은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 그것은 작품의 연주 시간이 길거나 연주기교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베르트는 생전에 자신의 교향곡이 제대로 연주되는 것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으면서도 상상만으로도 놀라운 관현악법을 구사하며 악기와 음색표현에 대한 천재성을 보여주었다.
슈베르트가 오케스트라를 다루는 방식은 독특하다. 각 목관악기들의 음색을 절묘하게 배합하고 금관악기의 울림을 그토록 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곡가는 드물다. 슈베르트는 그 투명한 텍스추어 속에 마법과 같은 음향의 판타지를 창조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심포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오늘날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슈베르트의 교향곡들은 그의 마지막 대작인 ‘그레이트’와 ‘미완성’ 교향곡 b단조 등 후기작품들이지만, 음악적 완성도로 보았을 때 초기 작품인 교향곡 제5번 역시 결코 후기 작품들에 뒤지지 않는다. 비록 소규모 편성이기는 하지만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번 역시 관현악을 다루는 슈베르트의 뛰어난 솜씨를 엿볼 수 있는 명곡으로, ‘미완성’ 교향곡 이전에 작곡된 슈베르트의 교향곡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슈베르트는 이 유쾌한 교향곡을 통해 그가 낭만주의자이기 이전에 고전주의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간결하고 명확한 소나타 형식의 1악장은 하이든의 형식미를 보여주고 발랄하고 경쾌한 주제선율은 모차르트의 선율미를 느끼게 한다.
슈베르트가 교향곡 제5번을 작곡한 것은 1816년의 일로 그의 나이 19세 때다. 아직 10대 때 작품이니만큼 젊은이다운 열정과 감성이 작품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으며, 클라리넷과 트럼펫이 없는 소 편성의 작품인 탓인지 실내악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1악장 제1주제는 우리 가요 ‘서울의 찬가’와 매우 닮아서 더욱 친숙한데, 이 주제선율은 전형적인 모차르트 스타일의 경쾌한 악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악장에서 슈베르트가 마치 선배 작곡가들이 남긴 고전적 유산을 철저히 보존하려는 듯 소나타 형식을 매우 엄격하게 지키며 재현부에서 제시부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우아하고 유려한 멜로디로 시작하는 2악장에는 하이든 풍의 간결 명쾌함이 나타나지만 절묘한 전조 수법은 슈베르트만의 것이다.
3악장 미뉴에트는 전형적인 고전주의 미뉴에트로서 모차르트 교향곡 가운데서도 제40번의 미뉴에트와 무척 닮았다. 진지한 어조의 단조 선율로 된 미뉴에트에 비해 트리오 부분의 선율은 좀 더 부드럽고 편안해서, 미뉴에트 도입부에서 제시된 질문에 대한 해답과 같은 인상을 준다.
4악장 역시 가볍고 명랑한 성격을 지닌 고전적 악상을 지니고 있으며, 교향곡이지만 마치 현악4중주와 같이 날렵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 음악이 전해주는 느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내림마장조 ‘낭만적'
A. Bruckner, Symphony No.4 in Eb Major, 'Romantic'
대체 무엇이 낭만적이라는 것일까? 브루크너가 공식적으로 표제를 붙인 유일한 교향곡인 제4번에는 ‘낭만적’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 그러나 브루크너 교향곡 가운데서도 제7번과 함께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이 교향곡을 들으며 ‘낭만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아마도 이 교향곡이 추구하는 ‘낭만성’이 쇼팽이나 슈만 등의 음악가들이 추구했던 낭만성보다 더 오래된 근원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리라.
브루크너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한한 ‘낭만성’을 중세의 신비주의에서 찾는다. 그가 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 교향곡 1악장의 낭만적 표제가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중세의 도시, 새벽, 탑에서 들려오는 기상나팔. 성문이 열리고 자신감에 넘치는 군마와 기사들이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간다. 숲속의 마법 같은 기운이 그들을 감싼다. 숲은 웅얼거리고 새가 노래한다. 그리고 낭만적인 그림이 펼쳐진다.”
내용을 보면 독일의 전통 신화나 전설의 내용이 연상된다. 실제로 브루크너가 이 교향곡을 통해 묘사하려 했던 것 역시 이러한 낭만성이었을 것이다. 열광적인 바그너 숭배자였던 브루크너는 독일 전설에 기반을 둔 바그너의 ?로엔그린?이야말로 낭만주의의 본질을 구현한 것이라 믿었기에.
?로엔그린?으로부터 항상 기적과 같은 신비와 순수한 종교적 영감을 얻곤 했던 브루크너는 교향곡 제4번에서도 ?로엔그린?에 표현된 중세 독일의 신비스러운 자연과 순수한 사랑을 묘사하고자 했다. 1악장에서 잠을 깨우는 듯한 호른의 팡파르와 그 응답이나 사냥 장면을 연상시키는 3악장에서 특히 중세 독일의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브루크너가 이 특별하고 낭만적인 교향곡을 작곡하기 시작한 것은 1874년 1월 2일의 일로 그가 만 49세 때다. 신중하고 겸손한 성격이었던 그는 40세가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교향곡 작곡을 시작했고, 한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도 끊임없이 작품을 수정하고 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4번 교향곡 역시 11월 22일에 완성되었으나, 브루크너는 1878년부터 1880년에 걸쳐 다시 이 작품을 수정했다. 오늘날에는 1874년의 초기 판본이 거의 연주되지 않고, 1880년에 완성된 판본이 가장 자주 연주된다.
1악장은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듯한 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시작된다. 브루크너는 악보에 이 부분에 여리게 연주하라는 뜻의 ‘p’ 를 무려 세 개나 표기하여 가능한 한 여리고 부드럽게 연주하도록 지시하고 있는데, 아마도 브루크너는 이를 통해 음악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아챌 수 없는 신비로운 도입부의 효과를 의도했으리라.
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이루어진 고요한 두 마디가 지나고 나면 호른이 새벽잠을 깨우듯 또렷한 선율을 연주하며 이 장대한 교향곡의 시작을 알린다. 점차 현악기군의 소리가 솟아오르고 목관악기가 호른의 주제를 받아 선율을 이어가면 4분 음표 두 개와 삼연음부로 구성된 리듬이 계속 반복되며 긴장감을 쌓아 가는데, 이 리듬은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자주 등장해 ‘브루크너 리듬’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악장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장송행진곡’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음악이 시작되면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c단조를 배경으로 장례행렬을 연상시키는 느린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약음기를 낀 현악기들은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의 중 ‘안녕’의 선율과 비슷한 유장한 주제를 연주하는데, 그 분위기는 전형적인 장송행진곡이라 하기에는 그다지 비극적이지 않으며 멜랑콜릭하지도 않다. 어쩌면 이 음악은 장송행진곡이라기보다는 숭고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나 명상적인 깊이를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3악장은 브루크너가 작곡한 스케르초 악장들 가운데도 매우 뛰어나다. 대개의 스케르초가 그러하듯 이 곡 역시 빠른 스케르초(Scherzo) 부분이 조금 여유 있는 트리오(Trio)를 감싼 구조로 되어있다. 스케르초에서는 브루크너가 “사냥 주제”라 명명한 리듬 모티브가 활력을 주고, 트리오에서는 “사냥 중 잠시 식사를 하며 즐기는 춤곡”이라는 표제에 어울리는 소박한 3박자의 음악이 펼쳐진다.
4악장은 긴박감 넘치는 빠른 박동소리로 시작한다.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트레몰로가 불안감으로 더하며 점차 상승하면 전체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장대한 주제를 연주하며 포효한다. 전형적인 브루크너 스타일의 주제와 현악기로 표현되는 단조 풍의 명상적인 선율이 대비가 되며 음악을 이끌어나간다.
이 악장을 이루는 각 주제들은 단독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대위법적으로 결합되거나 변형되기도 하면서 장대한 악상을 만들어내다가, 마지막 종결부에 이르면 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시작되는 길고 긴 크레셴도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언제나 그렇듯 여린 트레몰로로부터 점차 상승해가는 마지막 종결부는 브루크너 음악의 압도적인 클라이맥스의 위력을 보여준다.

글: 최은규(음악 칼럼니스트 /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Complete Bruckner Symphonies Schedule
부천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일정



지휘 : 임헌정
연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2007. 11. 27(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Dem Lieben Gott - 나의 사랑하는 신에게’
- 브루크너, 교향곡 제9번
  A. Bruckner, Symphony No.9
-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
   F. Schubert, Symphony No.8


2008. 2. 29(금)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Wagner'
- 브루크너, 교향곡 제3번
   A. Bruckner, Symphony No.3
- 바그너, 로엔그린 중 1막, 3막 전주곡
   R. Wagner, Lohengrin : Prelude to Act Ⅰ & Act Ⅲ


2008. 6. 2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Romantic'(객원악장 : 정준수)
-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A. Bruckner, Symphony No.4
- 슈베르트, 교향곡 제5번
   F. Schubert, Symphony No.5


2008. 8. 29(금)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Faith'
-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
   A. Bruckner, Symphony No.5


2008. 11. 3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Linz'(객원악장 : 송재광)
-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A. Bruckner, Symphony No.6
- 모차르트, 교향곡 제36번 ‘린츠’
   W. A. Mozart, Symphony No.36


2009. 2월말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Bruckner Begins'
- 브루크너, 교향곡 제1번
   A. Bruckner, Symphony No.1
- 하이든, 교향곡 제94번 ‘놀람’
   H. J. Haydn, Symphony No.94

2009. 6월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First Glory'
- 브루크너, 교향곡 제7번
   A. Bruckner, Symphony No.7
-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R. Wagner, Tristan und Isolde


2009. 9. 4(금)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Mass'
- 브루크너, 교향곡 제2번
   A. Bruckner, Symphony No.2
- 멘델스존, 교향곡 제5번
   F. Mendelssohn, Symphony No.4


2009. 11월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Finale, Sound from Heaven'
- 브루크너, 교향곡 제8번
   A. Bruckner, Symphony No.8


※ 위 일정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개의 댓글

댓글 쓰기